내가 가장 선호하는 책 출판사는 어디일까?

책과 디자인

북미 책들

북미 책들은 저랑 미감이 좀 안 맞는 것 같아요. Indigo(대형 서점)든 작은 책방에서든 제 취향의 디자인을 가진 책을 쉽게 찾아보지 못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신선하게 충격을 주었던 책을 꼽으라면 한강의 채식주의자 번역판이 있습니다.

검은 하드커버 표지

자고로 종이책은 표지뿐 아니라 띠지, 북재킷, 책 날개까지 다 훑어줘야하는 법.

얇은 북재킷을 벗기자 검은 무지의 하드커버 책이 나타났어요. 물론 내용이 훌륭하니 하드커버의 디자인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는 책의 디자인이 예쁠 때 더 읽고 싶어지더라구요.


정말

그럴까요?

통계로 확인해보겠습니다!

어떤 출판사의 책이 가장 많을까요

pub <- book %>%         #'pub'라는 새 데이터는 말이야, 'book' 데이터에서
    group_by(publisher) %>%     #publisher(출판사) 이 같은 것끼리 그룹을 지어서
    summarise(freq = n()) %>%   #갯수(n)를 세서 freq(빈도)라는 이름 아래에 묶어준다.
    arrange(desc(freq)) %>%     #그다음 freq(빈도)가 큰 것부터 정렬해서
    head(5)                     #처음 오는 5개만 뽑아서 봅시다

요로코롬 코드를 쳐서 보면 이런 결과가 나옵니다.

결과


1위는 약 300권의 책 중에 45권으로 '문학동네'

이 결과는 사실 꽤 의외였습니다. 왜냐면 민음사가 압도적으로 1위를 할 거라고 예상했었거든요! 그래서 문학동네와 민음사의 책 리스트를 비교해보았더니, 민음사의 책들은 거의 전집, 시리즈물이었고 문학동네의 책들은 각각의 책인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2위는 32권, 민음사

저는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신진 국내 작가의 소설과 어울리는 책 표지가 매력적인 시리즈입니다.


그 뒤론 열린책들(14권) / 창비(11권) / 마음산책(9권)

어떤 시리즈가 가장 많을까?

이쯤에서 다시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과연 이 출판사들의 책들 중에서 어떤 시리즈가 가장 많을까?하는 것이었어요.

num <- book %>%         #'num'라는 새 데이터는 말이야, 'book' 데이터의
    filter(!is.na(seriesnum)) %>% #seriesnum(시리즈 번호)에서 결측치가 아닌 것만 남긴 뒤
    group_by(seriesnum) %>%
    summarise(freq = n()) %>%
    arrange(desc(freq)) %>%
    head(5)

!is.na 라는 명령어를 처음 사용했는데요. na(결측치)가 !(아닌) 것만 필터링해 결과를 뽑아낸다는 뜻입니다.

특정 시리즈가 아닌 책들을 효과적으로 걸러낸 뒤 시리즈인 책들에서만 결과값을 찾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결과는!


1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출처: 민음사

.................... 말할 필요가 없다 스카이캐슬 보면서 우주네 집에 이 시리즈 쫙 꽂혀있는거 보고 이러니까 사교육없이도 우주가 예서 못지않게 공부를 잘 하죠! (왈칵) 한 사람이다. 우주짱! 우주네 가족짱!


2위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개인적으로 저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을 선호합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는 '문학은 시대에 맞게 끊임없이 새로 번역되어야한다~'는 말이 적혀있는데, 그럼에도 간혹 단어나 번역이 올드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책마다 번역이 달라서 단언하진 않겠습니다!

그에 반해 문학동네는 좀 더 쉬운 단어들로 번역된 느낌인데요. 물론 이건 온전히 저의 취향입니다 ㅎㅎ 저의 문동 전집 입덕작품은 '프랑켄슈타인'입니다.


3위 열린책들 세계문학

4위 민음사 모던클래식

원래 4위를 소개한 적은 없지만 이번엔 소개할 것입니다. 왜냐면 디자인이 참 예쁘고 말그대로 '모던 클래식'이라 제가 정말X10000000 좋아하는 시리즈이기 때문입니다! 패밀리데이때 가장 많이 쟁일 시리즈입니다.

최근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외국 작가들(코맥 매카시, 가즈오 이시구로, 마거릿 애트우드)의 책을 많이 출판하고 있습니다.

결론

결론 1: 저는 아름다운 디자인의 노예. 그래서 민음사 시리즈들의 노예예요.

결론 2: 민음사가 디자인을 압도적으로 제 취향으로 한다면 문학동네는 무난하게 다 적당히 내 입맛에 맞게 잘 하는 맛집이여요.

결론 3: 민음사 책은 종이책으로 직접 사서 모으고 다른 책들은 이북으로 읽어야겠어요 ㅎ

  • 끝 -

한국과 북미 책 소비성향과 디자인의 차이에 대한 짧은 분석!

세계 최대의 책 시장을 가진 북미에서는 남녀노소 책을 읽기(독서 인구가 많기) 때문에 한 책을 hard cover와 paperback 두 타입으로 출판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국 책 시장의 주요 타겟 소비자층은 2-30대 여성이고, 책 하나만으로는 기업들이 살아남기 쉽지 않다. 여러 도서판매 사이트들이 경쟁하듯 굿즈, 이벤트, 방송(팟캐스트), 디자인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이렇듯 취향과 문화 차이 외에, 한국은 책을 읽는 인구가 적기 때문에 주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출판사들이 디자인에 큰 신경을 쓰게 되고, 그러면서 돌이 들어가는 고급 재질의 책을 만들면서 가격 또한 올라가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