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문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칭찬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 사이 갈등이 있을 때 중재자 역할을 종종 하기도 했고 소프트 스킬이 나의 큰 강점 중 하나라고 생각해왔다. 2023년은 그 생각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단 걸 다른 사람들을 통해 검증 받은 한 해였다. 2023년 상반기 회고에 이어 하반기 기록을 적어본다.

6-8월: 열일

우리가 가장 좋아했던 카페

6~8월엔 정말 열심히 일했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어서 대다수의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야근을 했다. 이때 회사 오피스 이전도 겹쳤었는데, 새로운 오피스가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에어컨을 틀어줬다. 그래서 그냥 땀 뻘뻘💦하면서 야근을 했다. 모두가 열심히 했던 프로젝트였는데 퇴사에 대한 이야기는... 아쉬운 마음은 여전히 있지만 2024년부터는 진짜로 무브온 할거라 이쯤에서 마무리!


어쨌든 팀원들과 열심히 일하고, 저녁식사로 떡볶이 먹고 택시 타고 집 갈때의 그 여름 바람은 꽤 잊기 힘들 것 같다! 2023년 가장 감사한 일은 이 팀원들을 만난 것이고 2024년 이후 나의 과제는 이 개발자 동료들과 오래오래 서로 응원하며 지내는 것.

새로운 회사에서도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길!

9월: 쉼과 공부 그리고 첫 발표

발표하는 모습

9월엔 개발자로서 첫 컨퍼런스 발표를 했다. 사내 스터디 경험에 관한 발표였다. 발표 후에 잘 들었다고 다가와서 말씀해주신 분도 계셨고 이후에 사내 스터디를 직접 만드셨다는 소식을 들려주신 분도 계셔서 뿌듯했다.


또 9월부터는 실업급여를 받게 되었다. 바로 재취업을 할까 했으나 미뤄뒀던 블로그 리뉴얼을 하고 싶었고 커리어를 시작하기 전 긴 여행을 다녀오지 못한게 아쉬워서 호주 여행을 계획하였다. 서울대입구 캐치카페에서 공부도 하고, 바빠서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여행준비도 했던 9월.

10월: 호주 여행

울룰루

10월엔 3주 동안 호주를 다녀왔다. 호주 서부인 퍼스로 시작해서 중부 사막 지역인 울룰루와 동부 시드니까지 다녀왔다. 빨간 모래 가득한 울룰루에 직접 가는게 인생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어서 모든 비행 일정을 울룰루 방문에 맞췄었다.


위 사진 속 왼쪽에 작게 보이는 게 세상에서 가장 큰 돌이자 지구의 배꼽🏜️이라고 불리는 울룰루다. 울룰루를 처음 알게 된 건 대학교 때였는데 그 빨간 모래, 화성 같은 비주얼에 이유없이 반했다.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는데, 가서 땡볕에 그 옆을 계속 걷기까지 했으니 당시에는 쪄죽거나 탈수로 쓰러질 것 같았지만 글쎄, 올해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다.

카타츄타 국립공원

울룰루에서는 3박 4일 투어를 했다. 침낭에서 머리 위에 뭔가가 기어다니는 걸 못 들은채 하면서 자고, 매일 새벽 4시 해가 뜨기 전 일어나 협곡이나 산에 올라갔다. 투어 가이드 레이첼의 말대로 'strictly dominated by the Sun', 즉 철저하게 태양의 사이클에 맞춰 움직여야 했다. 이게 낭만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어쨌든 울룰루에 있던 그 순간만큼은 철저한 대자연 속에서 속세의 일들과 걱정을 다 잊을 수 있었다. 투어에서 나와 일행 둘을 제외하곤 모두 유럽과 영어권 국가에서 온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계속 영어로 대화하고 서로의 문화와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무언가를 바라보는 관점이 탁 트이는, 내가 정말정말정말 좋아하는 기분이 드는 하루들이었다.

11-12월: 취업준비

호주에 돌아온 다음날부터 정말 바로 재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호주에서 힘을 많이 받고 돌아와서 힘들지 않았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디테일하게 써내고 여러번 갈아엎었다.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면서, 지난 회사에서 다양한 일들을 해볼 수 있던 것 같아 감사했다.


개인적으로 면접 전에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면접 스터디를 꾸렸다. 아는 사람 중에서 면접 스터디원을 구할 수 없어서 직접 만들었던 건데 모두가 의지를 가지고 잘 참여해주신다. (출석률 거의 100%) 모두 취업하게 되면 다른 스터디로 넘어가자고 먼저 말해주셨을 정도로 기간제 스터디 팀원이 아니라 좋은 프론트엔드 개발자 동료들을 만난 것 같아서 참 감사하다.


아직 이직처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지난번 이직 때보다 더 다양한 채용 프로세스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이직 후 이 경험에 대한 이야기들은 한번에 적어볼 예정이라 스킵) 지난 이직을 했던 2021년 중반보다 경기가 안 좋은게 체감은 되지만 그동안 나도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으면 좋겠다.

2024년의 core value

다가오는 한 해 업무 외에 리소스를 투자해보고 싶은 일은 아래와 같다.

  1. 잘하는, 타고난 것같은 개발자들을 볼 때 드는 열등감 이겨낼 방법 찾기
  2. 개발 철학을 쌓아가기 (커피챗 활용하기, 실무 경험 외에도 개발 방법론 관련 서적을 읽어야할 것 같음)
  3. 나에게 딱 맞는 기록법 찾기 (프라이빗 용도)


☘️ 2024년의 소망이 있다면 좋은 팀원들을 만나 즐겁고 또 치열하게 개발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좋은 팀원들을 만날 수 있길 바라는 것 이전에 내가 좋은 팀원이 되는게 우선이겠지만!

그럼 이만 2023년 다들 고생많으셨고 2024년에는 더더더 햄복합시다 !!!